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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약에도 궁합있다

서울 등록2004-01-07 조회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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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을 때 술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또 한방에서는 약을 먹을 때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으면 안된다고 주문한다. 약은 이처럼 함께 먹어도 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금기시되는 음식이 있다.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탓이다. 문제는 건강상식을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나 언론보도 내용을 보면 약 복용법이 천차만별이어서 환자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함께 먹어도 좋은 약과 해로운 약=서로 약효를 상승시키는 약은 위염이 있을 때 위산을 억제시키는 약과 겔포스로 잘 알려진 위점막 보호제가 있다.
또 염증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항생제와 고름이나 진물을 제거하는 소염제를 동시에 사용하면 각각 약물의 효능이 증가된다.

반면, 절대 같이 사용해서는 안되는 약물도 있다.
언젠가 무좀약과 감기약을 같이 먹은 사람이 돌연사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는 무좀약인 케토코나졸(항진균제)과 감기약인 터페나딘(항히스타민제)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케토코나졸은 무좀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지만 터페나딘이 몸에서 일으키는 효소작용을 억제, 심장을 멈추게해 심장 부정맥으로 사망한 사건이었다.

또 임산부는 약을 조심하며 먹어야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약물은 여드름치료제, 비타민A, 아이소트레티논(비타민제) 등으로 이들 약물을 잘못 사용했을 경우 기형아를 낳을 수 있는 위험이 높다.

일례로 6세 이하 어린이가 아이소트레티논과 디아제팜(신경안정제)을 같이 먹으면 불안과 우울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약과 궁합이 잘맞는 음식과 해로운 음식
‘식사후에 약을 복용하라’는 약사의 말을 듣고 식사 대신 우유를 마시고 약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우유나 유제품에 함유된 칼슘은 겔포스와 같은 제산제는 물론 아진탈·노루모·메디자임 등과 같은 소화제, 감기약, 변비약 등과 함께 먹으면 약효가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그냥 배출된다.

고혈압 치료제인 스플렌딜, 항우울제 사낙스, 콧물감기나 알러지 증상에 사용되는 터페나딘 등은 특히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할 경우 약물의 간대사를 방해해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오렌지주스는 겔포스 등 제산제의 주성분인 알루미늄 성분을 체내로 흡수하도록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 산성과일주스나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이 함유된 음료는 약이 장에 이르기 전에 미리 용해되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좋지 않다.

청어,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은 최근 건강식으로 애용된다. 그러나 천식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독과 같다.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맥주와 함께 약물을 복용하면 맥주에 들어있는 타라민 성분이 약물과 반응해 위험할 수도 있다.

또 암을 억제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녹차나 홍차의 탄닌성분은 비타민제와 빈혈치료제의 약효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 카페인이 든 커피, 홍차, 우롱차 등은 강심작용이나 이뇨작용 등을 유발해 약효를 떨어뜨리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술·담배 약과는 상극
흡연 여성이 여성호르몬 성분의 피임약을 복용하면 혈전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진다.

또 흡연자가 테오필린 성분이 들어있는 천식약을 먹을 때는 비흡연자에 비해 많은 양을 먹어야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흡연이 간의 효소작용을 항진시켜 대사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당뇨병 치료제를 먹으면서 술을 마시면 안면이 붉어지거나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수면제나 진정제, 기침 감기약을 복용하면서 만성적으로 술을 마시면 약이 잘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약 복용기간에는 금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