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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통합의학 암학회(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 참관기

서울 등록2008-02-01 조회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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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학 암학회(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 참관기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유화승 교수

지난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샌디에고에서는 제 2차 통합의학 암학회(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 국제회의가 “통합의학 종양학에 있어서의 다각적 진보(Multi-disciplinary Advances in Integrative Oncology)"라는 주제로 열렸다. 필자는 본 학회에 대한 정보를 2004년 2월 미국 뉴욕의 메모리알 슬로안 캐서링 통합의료센터 방문시 접하였고 필자의 전공 및 연구방면과 일치하기에 2004년 11월 뉴욕에서 열린 1차 국제회의부터 논문 발표자로 참석하게 되었다. 본 원고에서는 금번 개최된 제 2차 심포지움에 발표되었던 내용들의 고찰을 통해 향후 “한의학을 이용한 암치료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재조명해보기로 한다.
시작은 현 학회 회장인 보스톤 다나파버(Dana-Farber) 암센터 내의 통합의료센터인 자킴센터의 소장이자 하버드의대 교수인 로젠탈 박사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1차 회의 때의 회장은 뉴욕 메모리알 슬로안 캐서링(Memorial Sloan-Kettering) 암센터의 캐실레스가 맡았고 총무는 계속 휴스톤의 MD 앤더슨(MD Anderson)의 코헨이 맡고 있다. 차기회장은 현 부회장인 달라스의 사우스웨스턴 의대의 트리파니가 맡는다고 하였다. 결국 이 학회를 이끌고 나가는 큰 세 집단은 다나파버, 메모리안슬로안 그리고 MD 앤더슨의 통합의학센터이고 내년부터는 의학잡지(JSIO, Journal of 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의 출간도 계획되어져 있다.
첫 번째 특별강연으로는 영국 런던대학 바움의 “보완대체의학과 유방암-유럽 유방학회 보고”가 있었다. 이 강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환자의 요구가 Get Better(Medical science), Feel Better(Complementary care), Live Better(Spiritual Support)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위해 정신적 지지요법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동시에 암치료에 대한 평가(endpoints)는 통상의학이건 보완대체의학이건 간에 반드시 생존률과 삶의 질이라는 지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세션 1에서는 "증상관리를 위한 침치료"라는 주제로 세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Chemotherapy 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을 가진 5명의 진행암 환자에 대한 single arm, pilot study였는데 WHO grade II 이상의 CIPN 증상을 가진 carboplatinum과 taxol 치료를 받은 환자를 포함범주로 규정하였다. 항암제 치료 후부터 침치료 전의 평균기간은 18개월이었고 CV6(기해), SP6(삼음교), ST36(족삼리), LI11(곡지)에 대한 보법, 팔풍팔사에 대한 사법, 그리고 간헐적인 정혈, 선혈에 대한 사법을 45분간 1주일 1회씩 6주간 시행하고 4주 휴식 후 다시 6주간 시행했는데 pain score(VAS)는 중앙값 7.8/10에서 3/10으로 감소하였고 진통제 용량 또한 감소했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소수에 대한 연구이고 비대조시험이라는 한계는 있었지만 나름대로 임상에서 경험이 많았던 환자증례였기에 관심을 가져본 논문이었다. 두 번째 논문은 47례의 진행성 폐암과 유방암 환자의 호흡곤란증상에 대한 침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Trial이었다. Numerical Rating Scale(NRS)을 통해 효과를 판정했으며 치료 전, 후 및 1주일간의 기록으로 플라세보군과 침치료군을 비교했는데 유의성 있는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사용한 경혈은 REN6(기해), LU1(중부), LU7(열결), ST36(족삼리), K16(황수), 이침 폐, 신문 등이었고 플라세보로는 Specified inactive point를 선택하였다. 향후 연구에서 개별화된 침술 및 동등성 연구에 대한 추가를 제안하였는데 논문 디자인이 잘 되어있고 표본수 또한 적절히 설계되어졌다(Vickers. et al,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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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논문은 “항암제로 유발된 혈소판감소증에 대한 침치료 효과의 메타분석연구”였다. 현재까지 시행된 임상논문 중 최종적으로 3건의 무작위 임상시험을 검색하였고 이에 대한 유효성 평가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메타분석 논문으로 중국자료를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조사한 것이 나름대로 인상적이었다. 세션 2는 세션 1과 비슷한 “암치료 부작용에 대한 침치료의 연구”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항암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침치료와 자연건강식품”이라는 주제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연구의 경향에 대한 전반적인 발표가 있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많은 연구들이 오심이나 구토, 우울, 단기증 등에 대해서였고 아직까지 암성통증에 대한 명확한 효과를 입증한 논문은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이 발표 중 언급되었다. 현재 국내에서 많은 암환자의 진료를 담당하면서 침치료의 암성통증에 대한 진통효과를 경험한 필자는 향후 암성통증에 대한 엄격히 설계된 임상시험이 진행될 경우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고, 특히 오행침에 대한 논문은 거의 없고 경혈의 혈성을 중심으로 논문이 설계되었는데 향후 한국 침구학이 오행침을 중심으로 임상 프로토콜을 설계할 경우 오히려 중국과 차별성을 두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후에는 MD 앤더슨의 아가왈 교수의 쿠쿠민(cucumin) 특강부터 시작되었다. “영양근거치료의 범례로써의 쿠쿠민”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작년 삼성의료원에서 열린 심포지움에서 한 번 들었던 강의여서 일단은 반가웠고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기전들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어서 향후 실험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가왈교수는 또 세션 3의 좌장을 맡았는데 논문발표 전 방향성 강의에서 유방암을 예로 들어 항암제 부작용 감소, 항암효과(단일약물, 변증처방), 무월경증후군, 유방암 예방 등에 대한 한약의 항암효과에 대한 연구방향을 제시하였다. 또 이중 항암제 부작용에 대한 한방치료의 모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디자인을 제안하였는데 현재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한양방 병용치료에 대한 연구모델로써 나름대로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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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논문은 “쿠쿠민의 결장직장암 세포의 세포성장 억제 및 세포자살유도에 대한 COX-2 inhibitor인 Celecoxib와의 병용효과”에 대한 발표였는데 한약 중 강황의 대표적인 성분이고 또 식생활에서 접하는 카레의 주성분으로 예전부터 많은 관심을 둔 물질인지라 무척 흥미로왔다. 발표자인 레브아리와는 회의 중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개인적으로 본원 동서암센터에 관심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다음은 “Honokiol : Magnolia spp.의 세포독성 자연물질”이라는 논문이었다. 호노키올은 다름 아닌 “후박”의 대표적인 성분이다. 이 논문에서는 그 신생혈관 억제 및 세포자살효과에 대한 실험을 기술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강력한 소염활성을 가진 특이한 복합한약처방(생강, 녹차, 로즈마리, 호장근 등 9가지 약초로 구성된)인 Zyflamendⓒ에 의한 전립선 PC3 세포의 Eicosanoid 대사변환”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종양의 진행은 결국 염증과 관련이 있으므로 결국 치료기전도 염증억제(COX-2, PGE2, NF-kB 등)에 중심을 두어 암예방효과가 발표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다음 주제 또한 Zyflamendⓒ였는데 그 염증억제기전이 COX-2 억제 이외에 어떠한 것이 있는가를 알아보는 연구였다. 결론적으로 다른 대체기전 또한 작동하며 이것이 전립선암세포의 증식을 감소시킨다는 전형적인 실험적 기전연구였다. 이들은 결국 보험적용 쪽으로 갈 것이며 과연 이후에 국내시장에서의 소비 문제에서 누가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한 발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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