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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의림 4월호 "간 암 (1)"

서울 등록2008-02-01 조회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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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암 (1)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는 티탄족으로 그리스어로 그의 이름은 “미리 알다(선각자)”라는 뜻이다. 티탄족이 올림포스 신들과 전쟁을 치를 때 프로메테우스는 올림포스의 신들이 승리할 줄 미리 알았기 때문에 티탄족 편에 가담하지 않았으며, 동생 에피메테우스(Epimetheus :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도 설득시켜 이 두 형제는 대부분의 티탄족 들에게 내려진 징벌을 모면할 수 있었다. 티탄족과의 전쟁이 끝나자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인간을 창조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프로메테우스는 대지에서 흙을 조금 떼어내어 물로 반죽하여 인간을 신의 형상과 같이 만들었다. 그는 인간에게 직립자세를 주었으므로 다른 동물은 다 얼굴을 밑으로 향하고 지상을 바라보는데, 인간만은 얼굴을 하늘로 향하고 별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인간과 그 밖의 동물들에게 그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을 주거나 하는 일을 위임받았는데 에피메테우스가 이 일을 맡았고 프로메테우스는 이 일이 다 되면 그것을 감독하기로 했다. 에피메테우스는 각기 동물들에게 용기, 힘, 속도, 지혜 등 여러 가지 선물을 주기 시작했는데 만물의 영장이 될 인간의 차례가 오자 에피메테우스는 이제까지 그의 자원을 몽땅 탕진하였으므로 인간에게는 줄 것이 남아 있지 않았다. 당황한 그는 형인 프로메테우스에게 도움을 청했고 프로메테우스는 아테나의 도움을 받아 하늘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했는데 인간에게 몰래 불을 선물한 죄로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분노를 사게 되었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코카서스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놓고 매일 독수리가 와서 그의 간을 쪼아 먹는 형벌에 처해졌다가 헤라클레스의 도움으로 풀려나게 된다는 것이 신화의 내용인데 이것이 서양에서의 “간(Liver)”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며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간은 독수리가 와서 아무리 쪼아 먹어도 다시 생성되는 놀라운 재생능력을 가진 인간의 장기이다. 간세포의 70%가 떼어져나가도 일주일 후에는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고 간세포의 대부분이 깨어지는 전격성 간염은 매우 위험하나 일단 병에서 벗어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 간세포가 재생되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간세포의 재생이 빠르면서도 너무 정교하게 원래의 숫자만큼만 회복된다는 것이다.

전래동화인 수궁가에서 토끼가 거북이에게 간을 넣다 뺐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정작 간이 없으면 인간은 바로 죽는다. 간은 아직 모두 밝혀지지 않은 200여가지의 기능을 인체에서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중 가장 응급한 증상이 저혈당 쇼크이다. 간에서는 그 무게의 5%인 약 70g의 글루코스(포도당)을 항상 저장하고 있다가 인체가 필요할 때 이를 사용하게 되는데 뇌는 영양소 중 가장 노폐물을 적게 내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간에 문제가 생겨 글루코스를 저장하지 못하게 되면 저혈당 상태에 빠져 30분 이내에 뇌사상태로 가고 만다.

간 큰 남자 시리즈가 유행한 적도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간을 가진 동물은 바로 상어이다. 상어는 부레 대신 지방질의 대단히 큰 간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체내에서 가장 큰 장기이며 내장 전체의 약 2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 지방은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지방질의 간은 상어가 물에서 뜨는 것을 돕는다. 상어의 간에서 추출한 지방분을 주원료로 한 약이 바로 “스쿠알렌”으로 Vit A 등 지용성 비타민 등이 충분히 들어있어 눈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 것이다.

“肝”이라는 글자를 풀어보면 육달월변(月(肉))과 방패 간(干)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간장이 인체를 방어하는 능력을 수행하는 장기라는 뜻이다. 또 간을 의미하는 “Liver”는 나뭇잎이라는 "leaf", 생명이라는 “live”에서 나온 단어로 왕성한 생명력을 가진 장기라는 의미이다. 나뭇잎은 앞의 울타리 조직과 뒤의 갯솜조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앞면은 탄소동화작용을 하고 뒷면은 호흡과 김내기 작용을 한다. 사람에 있어서 영양분이 간으로 들어가는 것과 식물의 앞면이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것은 유사하고 또한 뒷면에서 호흡작용을 하는 것은 폐의 작용과 유사하다. 이 둘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데 이를 고전에서는 “庚金吸射(금의 작용을 받아야만 간이 작용한다)” 또는 “風從虎(바람은 금기운을 따라 흘러간다)”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간이 발생작용을 한다는 것은 몸속에 간직하였던 정기를 전신에 펼쳐서 보다 많은 기를 벌어들이기 위한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봄이 되면 잎이 피는 것도 많은 기를 벌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단풍이 든 잎이 떨어지는 것은 기를 잠양하는 과정이다. 식물에서는 이 두과정이 모두 잎과의 관련이 매우 크고 이는 인간의 간에서도 이화와 동화 작용으로 이루어진다.간은 임신 4주경 장차 십이지장이 될 부분의 일부가 돌출되어 발생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간을 GI track(위장관)에 포함시키고 서양의학에서는 소화기내과의 영역으로 구분한다. 간의 무게는 출생시 체중의 1/25 정도를 차지하는데 점차 성인이 될수록 비중이 줄어들어 1/40 정도로 된다. 출생시에는 좌엽과 우엽의 크기가 비슷한데 이는 성장하면서 우엽이 좌엽보다 3배 정도의 크기로 더 커진다.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출생 전에는 혈액생성의 역할을 많이 하고 출생 후에는 영양분의 이화 및 동화 작용을 주로 하면서 역할 때문에 그 비중이 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학설이 지배적이다.

간은 상면으로는 횡격막(상한은 유두의 높이에 위치)에 접하고, 하면은 위십이지장 상부, 횡행결장, 우신장과 접하며 후면은 제 9-10 흉추 높이에 위치한다. 『十四經發揮』에는 "간은 우측 옆구리 속에 있는데 우측 신장의 위에 붙어있고 위와 나란히 접하여서 9번째 척추의 위치이다"라고 언급하고 있어 옛 사람들이 간에 대해 현대적 해부학적 지식과 일치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간은 겸낫인대(Falciform ligament)에 의해 크게 좌엽과 우엽으로 나뉘어지고 또 미상엽(Caudate lobe)을 1번으로 하여 시계 반대방향으로 8엽으로 나누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간이 左三右四의 七葉으로 구성된다고 하였다.

간의 무게는 몸무게의 1/40 정도로 약 1.5kg의 신체에서 가장 큰 기관이다. 심장이 1분 동안 품어내는 혈액양은 약 5ℓ 정도인데 전체 체중의 1/40에 해당하는 간으로 총 혈액량의 1/3인 1.5ℓ가 들어간다. 1.5ℓ의 20%에 해당하는 400㎖는 심장에서 직접 공급받아 산소가 풍부한 간동맥을 통해 들어오고, 80%에 해당하는 1,100㎖는 소화관과 비장에서 공급되는 영양이 풍부한 간문맥을 통해 공급되는 특이한 이중공급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天氣(산소)를 가득 실은 동맥혈과 지기(영양분, 水穀之精微)를 충분히 실은 문맥혈이 만나서 生發之氣를 전신에 펼치는 것이 바로 간이 하는 역할인 것이다. 즉 여기서 합성된 물질들은 중심정맥을 통해 하대정맥과 만나 다시 심장으로 가서 전신으로 펼쳐지는 “播敷四臟”의 기능을 수행한다.

간을 이루고 있는 최소단위는 육각형의 간소엽이다. 약 10만개의 간소엽이 간을 구성하는데 하나의 간소엽은 길이 수 mm, 직경 0.8-2mm로 소엽당 간세포는 약 2,500만개 정도이다. 간세포는 2,500억개 정도이고 우리 몸은 6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니 약 1/250 정도인데 간의 무게가 인체의 1/40이나 나가는 이유는 간세포가 많은 혈액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肝藏血”이라 하여 간이 혈액을 저장한다고 하였다. 육각형의 간소엽이 모이는 부분을 Portal triad라 하는데 여기는 간소엽으로 들어가는 간문맥, 간동맥 및 간에서 만드는 담즙이 빠져 나가는 미세담관이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선구조로 간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肝氣鬱結, 疏泄失調가 나타나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또 한의학에서는 간이 風(흐름)을 주관하는 厥陰에 속한다고 인식하였다.

간은 간세포 및 간유동내피세포, Kupffer 세포, Pit 세포 등으로 구성된다. 간세포는 각종 대사작용을 수행하는 간의 대표적인 세포로 약 2,500만개가 있다. Kupffer 세포는 대식세포의 일종으로 전신의 상주대식세포의 80-90%를 차지한다. 간에 이렇듯 상주대식세포가 많은 이유는 먹는 음식물에 들어가 있는 대부분의 독성물질과 세균을 간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잉크를 사람이 마신다고 하면 금방 눈이 파랗게 변하는데 10시간 정도가 경과하면 눈의 잉크색이 없어지게 된다. 이때 그 사람의 간조직을 살펴보면 쿠퍼 세포가 잉크를 모두 섭취하여 파랗게 변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몸을 방어하는 간의 가능적 특성 때문에 한방에서는 간을 “將軍之官”이라 하였다. Pit 세포는 간장 고유의 NK 세포로 간의 생체방어에 관여하는 세포이다. Ito 세포는 Vit A를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전신 Vit A의 약 90%가 간장에 저장되고 그 중 약 80%가 Ito 세포에 저장된다. 또 Ito 세포가 활성화 되면 근섬유화하여 분열 및 증식하고 collagen이라는 섬유물질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는 간경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간질환을 앓게 되면 이토세포가 섬유모세포로 변하면서 숫자도 증가하여 딱딱한 섬유질을 만들어 간을 굳게 하며 섬유화를 진행시키는 것이다.

간은 몸의 밖에 해당되는 십이지장의 일부가 돌출되어 만들어지고 또한 담관을 통해서 다시 십이지장과 연결되어 있으며, 몸의 안쪽인 혈액과는 어떤 기관보다도 가장 많은 접촉이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아주 작은 간세포(약 25㎛)는 일렬로 나란히 정렬되어 정확히 반쪽은 몸의 안쪽인 혈액과 접하여 있으면서 쉼 없이 몸속과 정보와 물질교환을 하고, 나머지 반은 스스로 미소담관을 만드는 벽으로서의 기능을 하면서 답즙을 만들고 밖으로 버린다. 이러한 기능들을 한의학에서는 간이 “半表半裏(少陽)”에 해당한다고 한 것이다.

간은 크게 대사조절, 혈액조절, 담즙생산의 역할을 한다. 당, 단백질, 지방 등의 이화 및 동화라는 대사를 통해 수만 가지의 물질을 생성하여 인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므로 간을 “화학공장”이라고도 한다. 인체에서 글루코스를 저장하는 곳은 주로 간과 근육이다. 인체는 보통 4시간 정도를 가동할 비축분을 가지게 되는데 축구선수가 1게임을 뛰면 근육에 쥐가 나고 3일은 쉬어야 회복되는 이유이다. 포도당을 쓰는 대표적인 조직은 근육과 뇌이다. 간에서는 글루코스를 저장하고 또 근육에서 글루코스를 저장하는데 인간의 체온은 40% 이상이 근육에서 발생하고 그 나머지는 간, 심장 등에서 발생하게 된다. 운동을 통해 근육이 수축 또는 확장되면 근육은 평소 발열량의 열 배까지도 내게 된다. 심하게 운동을 하면 근육에 통증이 유발되는데 이는 근육에 쌓인 젖산 때문이며 이를 우리는 피로물질이라고도 한다. 근육에 쌓인 젖산의 30%는 다시 간으로 와서 재활용되고 또 10%는 유산균에 의해 재활용 된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肝主筋”이라 하여 간과 근육이 관계가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간자피극지본(肝者罷極支本)"이라 하여 간이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근본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는 간의 해독, 배설, 전환작용을 통해 이러한 피로물질을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간에서의 단백질 처리는 매우 중요한데 간에서는 불필요하게 된 아미노산의 분해처리를 위해 Urea cycle (ornithine cycle; 요소회로)가 가동되고 이에 따라 아미노기는 암모니아(NH3)로 변하고 대부분의 암모니아는 요소(NH4+)가 되어 체외로 배출된다. 간이 안좋은 경우 암모니아가 대사되지 못하여 이것이 뇌를 공격하게 되면 간성혼수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 嗜眠, ?妄 등 한의학에서 말하는 死證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흔히 GOT, GPT라고 알고 있는 간수치를 나타내는 효소는 Transamination
(아미노기전이반응)을 담당하는 효소인데 이는 불필요하게 된 아미노기를 당대사과정의 keto산이 전이하여 새로운 아미노산을 만들고 자신은 새로운 keto산이 되는 반응을 수행한다. GOT는 간, 심장, 근육세포 등에 존재하고 GPT는 간에만 존재한다. 중심정맥에 가까운 곳에 있는 간세포는 GOT를 많이 가지고 있고 Glisson's capsule에 가까운 곳에 있는 간세포는 GPT를 많이 가진다. 또 GPT가 혈중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경미한 간질환에서는 GPT의 혈중수치가 좀 더 민감하게 올라가게 된다.

지방은 킬로미크론이라는 형태로 소장의 유미관에서 흡수되어 림프관을 통해 흉관을 거쳐 좌측쇄골정맥에서 전신순환과 합류한다. 다른 영양분들이 소장융모막을 통해 흡수되어 간으로 가는 것과 달리 대사를 한 번 거쳐 간으로 가는 이유는 간은 미세관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지방이 바로 간으로 들어가게 되면 간의 미세한 관들이 잘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섭니다. 중국집 하수구가 겨울철에 잘 막히는 원리와 같습니다. 이는 간에 글리세롤로 저장되어 있다가 LDL(저밀도지단백)의 형태로 전신세포로 이동되어 필요한 물질들을 만들게 되고 콜레스테롤 등 노폐물들은 HDL(고밀도지단백)에 의해 다시 간으로 이동되어져 대사가 이루어집니다.

지용성 비타민(A, D, E, K)과 비타민 B12는 혈액에서 흡수되어 간 안에 저장이 됩니다. 예를 들어 위암 등으로 위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의 경우 내인자(Intrinsic factor)가 없어 비타민 B12를 흡수하지 못해 악성빈혈이 올 가능성이 높게 되는데 간에는 10년분의 비타민 B12가 저장되어 있어 단기간 내에는 악성빈혈이 잘 안오게 됩니다. 비타민 K는 지혈인자를 생성하는데 관여하며 만일 간기능에 문제가 있게 되면 지혈인자를 합성하지 못하게 되어 출혈증상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간디스토마 환자 중에는 야맹증이 유일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밤에는 색은 전혀 볼 수 없고 밝고 어두운 명암에만 의존하게 되며, 이때는 로돕신이라는 색소 단백질에 의해 조절이 됩니다. 이 로돕신이 생성되고 재생되기 위해서는 담즙의 도움을 받아서 흡수된 후 간에 저장되어 있다가 눈으로 전달된 비타민 A에 의해 작동하게 되며, 이것이 부족하면 각막연화증이나 안구건조증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肝主目”이라 하여 시력과 간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였습니다.

- 다음달에 계속 -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교수
한의학박사 유화승
 
프로필
-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한의학박사)
- 대전대학교부속 한방병원 전문수련의과정 수료(한방내과전문의)
- 중국 중의연구원 산하 북경 광안문병원 종양과 연수
- 중국 상해중의약대학 부속 용화병원 종양과 연수
- 국립암센터(NCC) 생명과학최고연구자과정 이수
- 현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동서암센터 교수
-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암한의학회 학술이사
-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침학회 학술위원
Tel) 042-470-9132(대전대학교 부속 둔산 한방병원 7내과 외래)
동서암센터 홈페이지 : www.ewc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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