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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의사를 위한 굿모닝 닥터 2004년 05월 암! 알면이긴다(5) - 한의학과 암

서울 등록2008-02-01 조회3,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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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과 암(癌)
 

한의학과 암(癌)

 

한의학에는 “사기소주, 기기필허(邪氣所湊, 其氣必虛)”, 즉 사기(邪氣)가 침범하는 곳에는 반드시 그 정기(正氣)가 허하다는 말이 있다. 정기가 강하면 사기가 감히 침범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경찰 치안력이 확고하고 군대가 강하면 범죄의 무리를 소탕시키고 간첩이 침투하지 못하게 하여 국가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인체에서도 마찬가지로 면역시스템이 잘 작동되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의 공격인자들을 물리친다면 항상 인체를 건강하게 지탱해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한의학에서 모든 병을 치료하는 기본개념으로 따라서 암에 대한 치료법도 들어온 사기를 몰아내고 정기(면역력)를 강화시켜 주는 “부정거사법(扶正祛邪法)”을 원칙으로 삼게 된다.
부정법(扶正法)은 암 자체 혹은 항암치료로 인하여 떨어진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거사법(祛邪法)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거나 암세포의 영양공급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이에는 부정배본(扶正培本), 청열해독(淸熱解毒), 활혈화어(活血化瘀), 연견산결(軟堅散結), 화담거습(化痰?濕), 이독공독(以毒攻毒) 등의 구체적인 방법들이 있어서 각각의 환자의 증상에 근거하여 알맞은 방법을 선택해 치료에 활용하게 되는데 이것이 한의학의 맞춤치료(Tailored medicine), 즉 “변증시치(辨證施治)”인 것이다. 부정법과 거사법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면서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방법으로 “공보겸시(攻補兼施)”라는 한의학만의 독특한 이론에 근거한 치료법이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를 서양의학적 치료(수술, 항암제, 방사선)의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회복시키는 한.양방 병용치료군, 신생혈관 형성을 방지하고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는 전이재발 방지군, 체력저하나 기능장애 등으로 수술이나 항암제치료가 불가능 한 경우에 활용하는 한방단독치료군,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정될 시 대증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생존률을 늘이는 말기암 관리군으로 구분하여 치료에 임하게 된다.
부정배본법(扶正培本法)이란 인체의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암 자체 혹은 서양의 항암치료(수술, 방사선, 화학요법)로 인해 저하된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면역증강 치료법이다. 한방에서는 면역증진을 목적으로 부정배본 약물을 사용할 때 단일 약물만을 사용하지는 않으며 종합적인 면역강화에 중점을 두고 치료를 하므로 어떤 약물은 면역계를 활성화시키고, 또 어떤 약물은 면역억제 물질의 활성을 억제시키는 등 다각적으로 면역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서양의학에서의 항암제는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면서 암세포를 죽인다. 한방약물 중에는 면역기능을 높이면서도 항암작용을 하는 약물들이 많은데 이들은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작용 외에도 악액질을 개선하여 말기 암환자의 삶의 질 및 생존률을 높이고, 골수의 조혈기능을 개선시켜 항암제 후유증을 회복시키거나 항암제 치료를 끝까지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체내 물질대사를 개선시켜 체력회복을 빠른 시간 내에 할 수 있게 하고 체내 산성화를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부정배본 약물들은 암세포간의 접촉억제를 회복시켜 암세포의 분화를 촉진시키는 다당체 유효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항암작용을 가지면서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약물로는 여정자(女貞子), 상기생(桑寄生), 보골지(補骨脂), 오가피(五加皮), 천화분(天花粉), 맥문동(麥門冬), 음양곽(淫羊藿) 등이 있으며, 다당체가 많이 포함된 약물로는 황기(黃?), 인삼(人蔘), 감초(甘草), 대추(大棗), 동충하초(冬蟲夏草), 표고버섯(香?), 상황버섯(桑黃) 등이 있다.
청열해독법(淸熱解毒法)이란 열을 내리고 몸속에 있는 독소를 해독시켜 밖으로 내보내게 하는 작용을 말한다. 청열해독 약물은 종양주위의 염증을 제거하고 세포독성을 가지고 있는 효능이 있는 약물로 최근 한약 속에 들어있는 항암활성물질을 찾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청열해독 약물의 항암기전은 암세포 핵산의 합성을 억제하여 분열을 막을 뿐만 아니라 직접 암세포를 죽이기도 하고, 어떤 약물들은 생체의 면역방어기능을 증강시켜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인체에서 염증반응이 생기면 혈관이 만들어져 염증상태를 개선시키는데 암은 이를 거꾸로 이용하여 스스로의 영양공급로로 사용한다. 청열해독 약물은 이러한 내적환경을 개선시키는데 뛰어난 효능이 있다. 청열해독 약물은 화학요법의 효과를 높이는 작용도 하는데 중국 하남의과대학(河南醫科大學) 종양과의 임상보고에 의하면 반지련(半枝蓮), 반변련(半邊蓮), 백화사설초(白花蛇舌草) 등 청열해독 약물을 위주로 만든 한약을 항암제와 병용할 경우 항암제만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높은 유효율을 보였다고 한다. 또 청열해독 약물은 면역기능을 촉진시키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백화사설초는 면역기구에 해당하는 망상내피세포의 기능을 활성화 시키고 면역기구가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식별력을 높여주며 종양자체가 혈관을 만드는 것을 억제하여 전이를 막는 작용을 한다. 항암작용이 있는 청열해독 약물로는 산두근(山頭根), 용규(龍葵), 고삼(苦蔘), 국화(菊花), 토복령(土茯笭), 어성초(魚腥草), 등리근(藤梨根), 자초근(紫草根) 등이 있다.
활혈화어법(活血化瘀法)은 우리 몸 안의 병적인 노폐물인 어혈을 제거하는 한방 치료법이다. 이는 혈관내 노폐물을 없애주고 혈액순환을 촉진, 개선하며 결체조직의 증식을 억제하여 종양의 성장 및 전이를 억제하고 암덩어리를 축소시키는 작용이 있다. 활혈화어 약물이란 말초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혈관생성을 억제하는 약물로써 국소나 전신의 혈액순환이 안되는 현상 즉 어혈을 풀어주는 것으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혈관 안에 있는 노폐물을 없애주거나 혈액이 응어리진 것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활혈화어 약물의 항종양 효능은 종양의 증식 및 재발, 전이 억제, 신생혈관 형성 억제, 종양 주위의 염증성 부종 축소, 산소공급 촉진, 콜라겐 기능 감소 또는 억제를 통한 방사선 치료와 화학요법의 효과 향상, 생체 면역기능 조절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활혈화어 약물로는 천궁(川芎), 홍화(紅花), 단삼(丹蔘), 삼릉(三?), 봉출(蓬朮), 대황(大黃), 계혈등(鷄血藤) 등이 있다.
연견산결법(軟堅散結法)이란 딱딱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뭉친 것을 풀어준다는 뜻이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임파절 전이병소나 촉지되는 암덩어리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연견산결법을 활용하였다. 연견산결 약물은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암성분이 있는 약물로써 종양치료에 자주 사용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연견산결 약물을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해 그 치료효과를 높이는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견산결 약물들은 항종양작용과 인체면역향상작용을 가지게 된다. 연견산결 약물 중에는 항종양작용이 있는 약물이 매우 많다. 예를 들어 백강잠(白彊蠶)이란 약물은 육종 암세포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며 또한 간암세포의 호흡을 억제하는 작용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모려분(牡蠣粉)과 해조(海藻)의 추출물도 실험적으로 종양세포에 대해 억제작용을 하는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하고초(夏枯草)는 복수암세포, 자궁경부암세포 및 간암, 위암, 급성 백혈병세포를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견산결 약물들은 면역기능을 상승시켜주기도 하는데 과루피(瓜蔞皮)는 인터페론 수치를 상승시키고, 길경(桔梗)은 대식세포의 탐식기능을 높여주며, 곤포(昆布)는 T세포를 자극하여 세포성 면역기능을 높여주어 암세포를 억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화담거습법(化痰?濕法)이란 불완전한 신진대사에 의해서 체내에 생긴 몸에 안 좋은 불필요한 물질들을 없애 주어 수액대사가 잘 안되어 생기는 부종이나 염증 등을 제거하는 방법을 말한다. 국소의 염증반응 등으로 세포대사가 원활하지 못하면 세포주변의 간질액은 탁한 상태가 되고 주변조직은 울혈상태에 빠져 암성악액질(cachexia)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개선시켜주는 방법이 바로 화담거습법이다. 화담거습 약물도 종양치료에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면 천화분(天花粉)은 U14 자궁경부암, Erlich 복수암에 대해 억제작용을 하며, 융모막 탈락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억제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한 천남성(天南星)은 S-180 복수암세포에 대해 억제작용을 하는데 약간의 독성이 있으므로 약물로 사용할 때는 두 시간 정도 끓여 사용해야 한다. 반하(半夏)도 항종양작용이 있는데 임상에서 식도암 및 자궁경부암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의이인(薏苡仁)은 Erlich 복수암에 대해 확실한 억제작용을 하며 위암에 대해서도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서는 의이인에서 추출한 물질을 항암주사제(康來得)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그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항종양작용이 있는 화담거습약물로는 택칠(澤漆), 대극(大戟), 상육(商陸), 석견천(石見穿), 해금사(海金砂) 등이 있다.
이독공독법(以毒攻毒法)은 독사(毒邪)가 깊이 뿌리박고 있으면 공법(攻法)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병사를 근본적으로 퇴치시킬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바탕으로 성미가 맹렬한 독성이 있는 약물, 즉 항암효과가 강한 약물을 사용하는 치료법이다. 독성이 있는 약물을 응용할 때는 반드시 위험성이 따르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지시에 의해 치료가 시행되야 한다. 이독공독(以毒攻毒) 약물들은 대부분 실험적으로 암세포에 대해 직접적인 세포독성이 있어 종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두꺼비독인 섬여(蟾?)와 섬수(蟾?)는 종양치료에 오래 전부터 응용되고 있는데 근래에 와서는 제약화가 이루어져(華蟾?) 각종 암종을 치료하는데 일정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노사(?砂)는 식도암에 일부 활용되고 있는데 단, 장기간 복용시에는 식도, 위점막에 손상이 있을 수 있고 대량 사용시 구토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상의 항암효과가 있는 약물을 한꺼번에 모두 사용한다고 해서 치료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다.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근찰음양소재이조지, 이평위기(謹察陰陽所在而調之, 以平爲期)”, 즉 “음양(陰陽)의 상태를 세밀히 살펴 조화를 이루어야 할지니 ‘균형을 유지하게끔 하는 것(平)’을 치료의 기본원칙으로 삼는다”고 하여 한의학적 치료는 인체 내부환경을 변증시치(辨證施治)의 원칙에 따라 변화시키는 치료법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상에서 언급한 치료방법들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치료(Tailored Medicine)”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한의학적 암 치료방법이라 할 수 있다.
대전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종양과 진료교수
한의학박사 유화승

프로필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대전대학교부속 한방병원 전문수련의과정 수료
중국 중의연구원 산하 북경 광안문병원 종양과 연수
중국 상해중의약대학 부속 용화병원 종양과 연수
한의학박사 취득
한방내과전문의 취득
국립암센터(NCC) 생명과학최고연구자과정 이수
현 대전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종양과 진료교수

Tel) 042-229-6891(대전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종양과 외래)
동서암센터 홈페이지 : www.ewc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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