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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의사를 위한 굿모닝 닥터 2004년 05월 암! 알면이긴다(4) - 암의 전이와 재발

서울 등록2008-02-01 조회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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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癌)의 전이와 재발
 

암(癌)의 전이와 재발

 

우리는 깡패나 조직폭력배 집단을 사회의 “암적 존재”라고 부른다. 이들은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에게 기생하여 돈을 빼앗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을 점차 확장해 나간다. 처음에는 한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가 세력이 커질수록 다른 지역으로 뻗어나가 사회의 암적 존재를 계속 늘리려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초기에는 경찰력으로 민생치안이 이루어지고 관리가 되나 종국에는 사회와 국가를 마비시키는 것이다. 즉 인체 면역력이 유지가 될 경우에는 암을 제어할 수 있으나 면역력이 저하되면 이를 통제하지 못하여 종국에는 인체 기능이 마비되고 사망에까지 이른다. 이를 한방에서는 “사기소주, 기기필허(邪之所湊, 其氣必虛)”, 사기가 침범하는 것은 그 기가 반드시 허하기 때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암이 무서운 것은 이렇듯 다른 곳으로 전이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이다. 전이는 혈관을 따라서 이루어지는 혈행성전이, 임파관을 따라 이루어지는 임파성전이, 복막 등에 씨앗을 뿌리듯 점점이 퍼지는 파종성전이, 시술자의 손 등을 통해 운반되는 이식성전이 등이 있다. 아무리 깨끗이 암덩어리를 잘라낼 지라도 그 주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전이가 존재하며 따라서 이를 없애기 위해 서양의학에서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암환자의 최종 사망은 바로 이러한 전이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두가지 인자는 신생혈관 형성과 면역력 저하이다. 암세포는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임파선이나 혈관을 타고 이동을 하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신생혈관형성(angiogenesis)”이라는 과정으로 암덩어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혈관들이 생성되어져 있다. 암은 이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기도 하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통로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혈관형성을 위해 암세포는 스스로 증식인자(VEGF, bFGF, PDGF 등)를 배출하기도 하고 기질막 분해효소(MMP)를 분비하기도 하며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등 많은 자생노력을 기울인다.
신생혈관형성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 인체는 6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매일 4억번의 분열을 하게 된다. 이들 중 800-2000개는 돌연변이 세포가 되는데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암세포로 변하게 되면 이들이 계속 자라나게 된다. 암세포가 백만개(106)까지 자라게 되면 암세포들은 신생혈관이라는 것을 형성한다. 아주 먼 옛날 인류가 떠돌이 생활을 할 때는 농사란 개념이 없었다. 정착생활을 하면서부터 인류는 안정적인 영양공급로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를 위해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인류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암세포도 백만개 전단계에서는 여기 저기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백만개에 이르게 되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종족을 번식케 하기 위해 정착생활을 하고 이를 위해 안정된 영양공급이 필요하게 되어 그 공급로인 혈관을 형성하여 이전보다 15,000배나 빠른 속도로 증식이 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옛 속담이 있듯이, 암세포들도 흩어져 있으면 몸의 면역세포들로부터 공격을 받기 때문에, 자기네들이 살기 위해 서로 뭉치게 되는 것이다. 또 암은 주변환경을 저산소상태(hypoxia)로 만드는데 이러한 상태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도 신생혈관형성이 이용되게 된다.
전이를 촉진시키는 다른 중요한 인자가 바로 “면역력(Immune System)”이다. 체내 면역력이 일정 정도 유지되면 세포들 간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한 미세섬유(microfilament)의 길이가 짧아지지 않고 또 정보전달물질이 제 역할을 잘 해주게 되어 전이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암세포는 체내 환경을 변화시켜 악액질(Cachexia) 상태로 만들므로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전이를 유발시켜 종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한다. 새롭게 발생한 암세포는 대식세포나 NK세포 등의 자연방어기구에 의해 잡아먹히며, 설사 이 생체방어기구를 빠져 나오더라도 암세포에 대해 T림프구를 중심으로 한 항원 특이적인 면역계가 작동한다. 이러한 면역체계는 유전자이상에 의해서 발생한 암세포를 잡아먹거나 정상세포로 복귀시키는데 여기 관여하는 인자로는 종양괴사인자, 세포독성T세포, 항체, 자연살해세포, 대식세포, LAK세포 등이 있다.
한의학의 고전인 “영추(靈樞)”를 살펴보면 “사기가 인체에 침범하여 오랫동안 낫지 않고 머무르게 되면 종국에는 암이 된다(虛邪之中人也, 稽留而不去, 息而成積)”고 하여 조기암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진행성 암으로 바뀌어 예후가 안 좋게 된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예방의학의 및 조기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즉 신생혈관의 형성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은 암의 전이를 막아주는 치료법의 원칙이 되는 것이다. 한약 중 산자고(山慈?), 계지(桂枝) 등 활혈화어(活血化瘀) 작용을 가지는 약물들의 신생혈관형성 억제 및 전이억제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실험과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미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를 끝낸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 바로 재발되었다는 말이다. 현대의학으로 진단할 수 있는 암의 최소크기는 1㎝(10억개)이다. 하지만 이정도가 되면 이미 암덩어리는 스스로가 커 나갈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한 다음이라 비록 “깨끗이 잘라냈습니다” 라는 판정을 받아도 재발을 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예를 들어 유방암이라고 했을 때 한쪽 유방에서 암덩어리가 형성될 조건이 된다면 다른 쪽 유방도 마찬가지로 암덩이리가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이 구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선후와 정도의 차이만 있지 유방암이 형성되는 조건을 바꿔주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제 2, 제 3의 암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살펴보자. 습한 창고 속에 빵이 한덩어리 있다고 가정하자. 그 빵에는 조만간 곰팡이가 필 것이다. 곰팡이가 핀 부위를 잘라 내버리고 다시 그 창고 속에 빵을 놔둔다면 어떻게 될까? 분명히 얼마 못가서 또 곰팡이가 필 것이다. 이렇듯 암이 발생하는 것은 곰팡이에 비유될 수 있다. 45세의 유방암 환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환자는 45년간 살아온 생활습관으로 인해 유전자변이를 일으켜 체내 환경이 암이 쉽게 발전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어 있다. 일단 암을 잘라내고 미세전이를 없애는 항암제 치료를 받았다고 치자. 그리고는 모두 치료가 되었다고 해서 다시 예전의 생활방식 그대로 또다시 살아간다면 암은 분명히 재발을 하게 된다. 일단 재발한 암은 예후가 안 좋아 항암제 치료시에도 훨씬 강력한 약물을 사용한다. 암을 진단 받은 후 적절한 치료를 받고 내적환경을 개선시켜 재발을 방지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 암의 재발을 막는 가장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명의 편작(扁鵲)이 저술한 “난경(難經)”이라는 책에는 “병들기 이전에 치료한다는 것은, 예컨대 간의 병을 발견하면 이것이 마땅히 비장으로 전해질 것을 미리 예측하여 우선 비기를 튼튼하게끔 해주어 간의 사기가 침범하지 못하게 해준다는 의미이다(所謂治未病者, 見肝之病, 則知肝當傳之于脾, 故先實其脾氣, 無令得受肝之邪, 故曰治未病焉)”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암의 전이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연에 그 병이 어떻게 진행될 지를 파악하여 허한 장부를 보해주고 부족한 기운을 돋우어 주어야만 한다는 뜻이다. 몇 십년간 살아온 업습(業習)에 의해 생긴 결정체인 암덩어리가 그 부위만 잘라낸다고 다른 부위에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일단 급한 불은 끄고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한방치료를 통한 신생혈관형성억제 및 면역력상승 등 인체의 음양평형을 맞추는 재발전이방지 치료이다. 또 식이요법, 운동요법, 정신요법 등이 뒷받침되어 산 삶의 업습을 없애고 새로운 방식의 삶의 습관을 전개해야만 개체의 “나”만을 위하기 때문에 생기는 암세포가 몸에서 자라나지 않는 것이다. 개체가 전체로 거듭나게끔 해주어 자기의 성장만을 중시하는 미성숙한 암세포를 남도 생각할 줄 아는 성숙한 정상세포로 바꾸어주는 것이 암의 전이와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 암의 진단부터 전이재발이 발생하기 쉬운 1~3년간 전문의로부터 꾸준한 관리를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암치료에 왕도(王道)는 없다. 얼마나 적절한 치료를 시기에 맞추어 시행하는 가가 그 예후를 결정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대전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종양과 진료교수
한의학박사 유화승

프로필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대전대학교부속 한방병원 전문수련의과정 수료
중국 중의연구원 산하 북경 광안문병원 종양과 연수
중국 상해중의약대학 부속 용화병원 종양과 연수
한의학박사 취득
한방내과전문의 취득
국립암센터(NCC) 생명과학최고연구자과정 이수
현 대전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종양과 진료교수

Tel) 042-229-6891(대전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한방종양과 외래)
동서암센터 홈페이지 : www.ewc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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