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지사항

조기 발견이 간암 치료에 가장 효과

대전 등록2004-02-20 조회3,832

본문



간암 치료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절제가 가능한 시기에 발견해 암조직을 떼내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이 간경변증을 동반하고 있어 실제 간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고, 간 절제후에도 간경변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간암이 재발하거나 간기능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병든 간을 모두 절제하고 새로운 간을 이식하는 것이 이론상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라고 서교수는 설명했다.

특히,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고,암 세포의 혈관 침범이 없으며 림프절과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없는 경우엔 간 이식이 외과적 절제술보다 치료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살아있는 사람의 간의 일부를 잘라 이식하는 ‘생체 간부분이식’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간 기증자를 구하기 쉽지 않고 수술의 위험성과 수술후 면역 억제제 복용 등의 부담이 따르는 단점이 있다.

간암을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하는 ‘국소(局所) 파괴술’도 요즘들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특히 고주파 열치료술과 홀미움 주입법이 각광받는다.
다만 이들 치료법은 대부분 암덩어리가 3개 이하,크기는 3㎝ 이하이면서 수술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주로 이용되고 있다.

고주파 열치료술은 암 덩어리에 첨단에 전극을 붙인 바늘을 찔러놓고,이를 통해 고주파 열을 발생시켜 암세포를 태워 죽이는 방법이다.
한번의 시술로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고,암덩어리를 완전히 죽일 확률이 80∼90%정도나 된다.
그러나 시술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단점이다.
최근에는 암세포가 3∼5㎝인 경우에도 공격적으로 시술되고 있어 주목된다.

홀미움 주입술은 암세포에 ‘홀미움 166’이란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입해 암을 없애는 방법.
신촌 세브란스병원 간암 치료팀이 처음 개발해,점점 확산 추세에 있다.
1회 시술로 가능하고 시술시 통증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는 게 장점.
반면 방사성 동위원소 사용에 따른 방사능피폭위험 등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밖에 에탄올 주입법(암덩어리에 고농도 에탄올을 직접 주사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은 합병증 발생 위험성이 적은 반면 3∼4차례 반복 시술해야 하는 단점때문에 최근엔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또 간암으로 통하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해 동맥을 막아버리는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수술이나 국소요법을 적용 할 수 없을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
그러나 암덩어리 괴사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게 흠이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윤준 교수는 “최근엔 간동맥 색전술후 재발한 간암을 에탄올 주입법이나 고주파 열응고술로 치료하거나,수술이 불가능한 암을 간동맥 색전술로 수술이 가능하게 크기를 줄인 뒤 간 이식을 하는 등 ‘복합요법’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간은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합성,저장하는 거대한 ‘생화학 공장’인 동시에 각종 노폐물과 독소,세균 등을 제거하는 ‘검문소’의 역할도 수행한다.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하는 간이지만 통증을 느끼는 신경세포가 없어 질병에 둔감한 탓에 ‘침묵의 장기’로 불리기도 한다.
때문에 암이 생겨도 조기 발견이 어렵고,병원을 찾을 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간암 발생률(2002년 암통계)이 위암(20.2%),폐암(11.9%)에 이어 3위(11.3%)를 차지하고 있는 데는 이같은 병리적 특성이 작용하고 있다.
사망률(17.7%)도 폐암(20.0%),위암(18.7%)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대부분 만성 간 질환자에서 발생=간암은 B,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나 간경변증(간경화)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B형의 경우 5%,C형은 80%이상이 만성화되어 만성 간염,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에 걸릴 확률이 약 50∼100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B형의 경우,또 다른 문제는 비교적 초기의 ‘건강 보유자’인 젊은 나이에도 간암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C형은 만성화나 간경변없이 젊은 나이에 간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이 때문에 대한간학회는 30세 이상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간염,간경변증의 발생 유무에 관계없이 6개월 간격으로 간암 검진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술은 알코올 자체가 간암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과음으로 인해 알코올성 간염이 올 경우,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술은 또 기존의 B,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이들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절대 금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특히,알코올성 간 질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여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밖에 땅콩,옥수수 등에서 생기는 곰팡이 독소 ‘아플라톡신’이 간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아프리카 등지에서만 문제가 될 뿐 우리 나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늦다=대부분의 암과 마찬가지로 간암도 초기에는 증세를 느끼는 경우가 드물어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일단 증상이 발생한 뒤 병원을 찾을 땐 암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아무런 치료도 할 수 없는 말기 상태로 발견되기도 한다.

흔히 피로감이나 전신 무력감,오른쪽 윗배 불쾌감,소화불량 등이 나타나지만 다른 질병 혹은 정상인에게도 흔히 관찰되는 증상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자신에게 만성 간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간암의 조기발견을 위해 자신이 간암 발생의 ‘고위험군’인지 아닌지를 우선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엔 직장 건강검진이 활성화돼 간기능 및 B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를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나 만성 음주자,간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꼭 한번 만성 간질환 유무를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황달이나 복통,고열,출혈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간암이나 간경변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예방하려면=간암 예방의 핵심은 발암원을 피하는 것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출산이나 영유아 시기에 감염될 때 만성 보유자가 되기 때문에 출산후 B형 간염 백신 접종은 필수.
성인의 경우도 급성 또는 만성 B형 간염 예방에 도움된다.
C형 간염은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없다.

특히 B,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혈액이나 체액은 상처난 피부나 구강 및 성기 점막을 통해 전염될 수도 있으므로 불건전한 성생활은 삼가고 면도기,칫솔,주사기,침 등을 나눠쓰는 일도 피해야 한다.
음식물이나 일상생활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삼가야 한다.
여성은 알코올성 간질환이 더 자주,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음주를 특히 삼가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 환자들 중에는 돌미나리,버섯 등이 간에 좋다고 해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아직 특정 (건강)식품이 간질환에 좋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의학적으로 효과나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치료는 오히려 간에 더 큰 부담을 줄 우려가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