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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의학 발달이 암환자 늘린다?

대전 등록2004-02-07 조회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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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전립샘(전립선)암과 갑상샘(갑상선)암 환자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02년 암등록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39개 종합병원에서 신규로 암 진단을 받은 건수는 2001년 9만1944건에서 2002년 9만9025건으로 7.7% 정도 늘었다.

위암이 전체의 20.2%로 가장 많았고 이어 폐암이 11.9%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그러나 1995년 대비 증가율을 기준으로 하면 순위는 달라진다. 여성 갑상샘암이 246%, 남성 전립샘암이 211% 늘어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이들 암이 급증한 이유는 뭘까.

▽왜 늘었나
=보고서는 이들 암이 증가한 요인으로 노인 인구의 증가와 육류 소비 증가(식생활 패턴의 서구화), 조기진단기술의 발달 등을 지적했다.


의학자들은 대부분 이 분석에 동의한다.
여기에 최근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들이 늘면서 조기에 암이 발견되는 것도 암 환자가 증가한 원인이다.


그렇다면 증가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지만 조기진단기술의 발달을 꼽는 의사들이 많다.


암에 걸리는 사람이 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예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미세한 암까지 모두 찾아내기 때문에 환자수가 늘었다는 얘기다.
결국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 역설이 성립되는 셈.


▽진단기술의 발전
=10 여 년 전만 해도 의사가 항문에 손을 넣어 전립샘을 만져 결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직장항문수지검사’가 전립샘암을 진단하는 전부였다.
이 검사에서 결절이 만져지면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확진한다.


그러나 90년대 초반 전립샘특이항원(PSA) 검사가 도입되면서 피 몇 방울로 전립샘암 조기진단이 가능해졌다.
전립샘 상피세포에서 만들어지는 효소인 PSA가 혈액 1mL당 4ng(1ng=10억분의 1g)을 넘어서면 암을 의심해 조직검사를 한다.


90년대 중반 전립샘초음파검사도 도입돼 전립샘 중심부에 있는 미세 암도 진단이 가능해졌다.
갑상샘암 역시 간단한 초음파 검사로 암으로 의심되는 혹의 개수와 크기까지 알 수 있다.
이어 주사침으로 혹에서 세포를 뽑아내 조직검사를 해 암 여부를 확인한다.


암의 진행 정도와 전이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전립샘암 갑상샘암 모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을 한다.


▽조기진단이 능사인가
=전립샘암과 갑상샘암은 모두 병이 어느 정도 깊어지기 전까지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전립샘암은 다른 데로 전이되지 않은 단계에서 발견되면 완치율이 90% 정도다.
이미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됐다면 5년 생존율이 50% 아래로 떨어진다.
그만큼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그러나 갑상샘암의 경우 조기진단을 둘러싸고 논쟁이 팽팽하다.


우선 조기진단이 불필요한 검사를 남발해 의료비용만 늘린다는 주장이 많다.


갑상샘의 혹이 모두 암으로 커지지 않으며 설령 암이라 해도 평생 악화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혹의 직경이 1cm 이하이면 일단 경과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없지 않다. 아무리 작은 혹이라 해도 암일 가능성이 12%나 되며 만약 암이라면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고 보이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