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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인터뷰] “암 환자들에게 한의약 통해 희망 주고파”

천안 등록2023-07-27 조회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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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헌'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천안병원 이남헌 센터장

<편집자주>

대전대 한의과대학 이남헌 교수의 ‘항제가 듣지 않는 대장에서의 상피-중배엽세포 전이(EMT)를 제어하는 CRE의 전이억제 항기전 및 항제와의 병용투여 효능검증’ 연구과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한국연구재단의 ‘2023년도 개인기초연구 신규과제’에 선정됐다. 이에 본란에서는 이남헌 교수에게 연구과제에 선정된 소감 및  치료에 있어 한의학의 역할 등을 들어봤다.

이남헌 교수는 대전대학교 한방병원에서 한방내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공보의 생활을 한 후, 현재까지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동서센터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Q. 과제에 선정된 소감은?

올해 한국연구재단 과제에서 한의계의 선정 과제수와 연구비가 많이 감소돼 선정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신규과제로 선정돼 기쁘게 생각하고,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에 지원한 과제는 지난 6년간 연구의 심화·후속 연구이기 때문에 관련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서 꼭 선정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번 선정을 계기로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Q. 선정된 연구과제에 대해 소개한다면?

6, 7년 전 연구를 처음 구상하던 시기의 궁금증은 ‘항제가 듣지 않는  환자 진료에 있어 한의약의 역할은 무엇일까?’였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치료 초기에 잘 듣던 항치료가 횟수가 거듭되면서 항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해 더 이상 듣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런 경우 대학병원에서도 항치료가 무의미하니 호스피스병원으로 가라는 권유를 하게 된다. 한방병원 센터에는 항제가 듣지 않는  환자들이 다른 치료대안을 찾아 많이 내원하는데, 이런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한의약을 이용한 과학적인 치료대안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 이번 연구의 시작점이다.

그래서 실험실에서 기존 선행연구를 토대로 간추린 10여 종의 후보 한약 소재를 항제에 내성을 띄는 대장 세포에 처리해본 결과, CRE가 눈에 띄게 세포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이에 그동안 CRE의 항제 내성에 대한 작용기전과 전이억제 효능 등을 일부 규명해 SCI 저널에 발표하고, 특허 출원을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CRE의 동물모델에서의 전이억제 효능과 작용기전을 밝혀나갈 계획이다. 


Q.  치료에 있어 한의학의 역할은?

최근 4∼5년 사이에 한의의료기관에서  환자 진료를 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됐다.  환자들도 수술·항·방사선 치료 등의 치료 전·후에 한의학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아가고 있는 것 같고,  진료에 있어 한의학 영역이 점차 넓어지는 것 같아 보인다. 

이와 관련 한의학 치료가 많이 활용되는 분야로는 △항후유증 △만성피로 △성통증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런 진료 분야는  자체의 치료보다는 치료과정에서의 부작용 개선, 증상 완화 등에 국한돼 있어 한의학이  진료에 있어 더 많이 활용되려면 한의약을 소재로 하는 항치료제 개발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현재 기술로는 치료제가 없는 영역에서의 대안 치료기술 개발연구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향후 연구활동 방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후보 한약 소재의 항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혀 임상현장에서 실용적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까지 연구를 지속하고 싶다. 향후에는 임상연구로까지 확장해 새로운 항치료제를 개발해보고자 하는 것이 미래의 목표다.  환자의 치료에 있어 꼭 필요한 기술 개발에 학술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연구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영광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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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구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연구를 지속하게 된 이유를 돌이켜보면 전공의 시절 지도교수님께서 진료와 기초연구를 병행하시는 의사과학자로서 롤모델이 되어주셔서, 연구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고, 공보의 시절 기초실험실에서 실험 실무를 익혔던 것이 바탕이 된 것 같다. 지면을 통해 지도교수님과 공보의 시절 지도해주셨던 박사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또한 연구에 참여해준 학생들에게는 젊은 시절을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준비하는 시기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점점 전문화되고 세분화돼 가는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관성적인 태도보다는 능동적인 자세로 직접 롤모델이 될 수 있을 만한 전문가를 찾아보고 만나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한의대 출신들이 현재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야 한의학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를 도와 병원에서 든든하게 환자 진료를 해주고 있는 두 전공의 김은지·배혜리 선생과 실험실의 이진석 교수님, 강용휘 선생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모쪼록 이번 연구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