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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내일신문]세계가 인정하는 한방암진료, 정부는 방치_유화승 교수

서울 등록2014-03-12 조회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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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하는 한방암진료, 정부는 방치

국립암센터 한의사 채용 전무 … "양한방협진으로 암환자 삶의 질 개선해야"
2014-03-12 12:28:16 게재
 
중국,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현대의학과 한방 등 전통의학을 결합해 암을 치료하는 진료행위가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립암센터가 진료를 시작한 2000년 10월 이후 진료·연구직에 채용된 한의사가 한명도 없는 등 정부의 암관련 진료질개선 정책에 구멍이 뚫려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사망자 26만7221명 중 암으로 사망한 경우가 7만3759명으로 27.6%이 이른다. 한해 암진료를 받는 사람은 99만5644명이나 된다. 사용된 진료비는 비급여를 빼고도 4조977억원에 이른다. 이렇게 암질환은 국민건강생활을 위협하고 있어 국가차원의 적정한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과학의 성장에 이은 진단방법의 발달로 암을 미리 발견하는게 가능해지고, 효과적인 수술요법,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으로 치료 받아 이전보다 완치나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암 발생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또 암치료법인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법은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전신쇠약, 탈모 등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암환자들의 삶의 질은 떨어지고, 재발 가능성에 대한 공포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갈등을 일으킨다..
이런 현대의학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 각국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현대의학에 한정하지 않고 암진료에 도움되는 한방 등 다양한 치료법을 받아들여 암치료에 활용해 왔다.

◆세계 각국 대체의학 암진료에 개방 = 대전대학교 동서암센터 유화승 교수 등이 쓴 '세계 암 보완대체의학의 현황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건강관리와 질병치료를 현대의학 이외에 보완대체의학(대체의학)으로 치료하려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
유럽 14개국 956명 환자를 조사한 결과, 암환자 중 35.9%가 대체의학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연방보건복지부 산하 6개 연구소에 약제 및 의료기구 연방연구소가 있어 대체의학을 등록하고 시술을 보장받고 있다. 1976년 '과학의 다양화'라는 법률이 제정되어, 의료진은 환자에게 유익하다고 여겨지는 현대의학 외 식물요법, 동종용법, 침술 등으로 진료할 수 있다.
영국은 1983년 의료법에 따라 의료진의 선택으로 어떤 형태의 대체의학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 대체의학 시술자는 5만명이 넘는다.
미국은 1998년 국립보건원 국립암연구소 산하에 '암보완대체의학사무국'을 설립해 대체의학에 대한 암질환을 깊게 연구하고 있다. 3대 암센터인 메모리얼슬로안케터링, 하버드 다나파버, 엠디엔더슨 암센터가 유명하다. 이 곳에서 침, 기공, 명상 등 대체의학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중의학을 국가 주요 의료체계로 육성하고 있는 중국은 '중국 암질환예방과 관리 계획지침'이 마련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지원기관으로 중의학과 현대의학을 결합한 종양전문병원으로 상해 중의약대학 용화병원 등 7곳이 설치되어 있다.
멕시코는 티후아나 도시에 암관련 대체의학단지를 만들어 연 2만명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선 현대의학과 식이요법, 동양의학, 허브요법, 심리요법 등이 실시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수술, 방사선, 항암요법 외 정규암치료 과정으로 면역요법 위주의 대체의학이 자리잡고 있다.ㅅT
 

◆"직역이기주의에 암환자 외면" = 이런 세계 흐름과 달리 우리나라는 의료계의 양한방 이원화구조가 고착되어 한의학을 포함한 대체의학과의 협진을 통해 의료질이 개선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태이다. 더군다나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당국은 이 문제를 직역갈등으로 치부하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보건복지부 소속 국립암센터에서는 개원 이래 한의사가 한명도 채용된 적이 없어 전통 한의학으로 현대의학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2009년 10월 국립암센터 국정감사에서 당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국립암센터는 한의학 무시하기에만 열중하고, 협진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밝혔다. 백 전 의원에 따르면, 1998년 국립암센터 설립 운영안에 기초연구부, 임상연구부, 내과진료부에 한방과를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출범 당시 의사들의 반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대신 암센터 연구소 산하에 전통의학연구과를 설치하고 정원 1인을 두기로 했다. 그것으로 끝이였다. 암센터에서 한의사를 채용하지 않았으니 그 부서는 이름만 존재해 왔을 뿐이다.
국립암센터 측은 "2012년에 비교생명의학연구과로 변경됐는데, 그 동안 채용기준에 적합한 지원자가 없어 채용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채용기준은 1급학술지 제1저자이거나 3년동안 발표논문 점수가 2점이상인 경우 등이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태호 홍보이사는 "최근 연도에 한의사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한 적이 없으며, 채용기준 수준의 한의사들이 많음에도 채용하지 않았다"며 "그 동안 국립암센터가 환자의 의료질 개선에 초점을 두고 한의학을 도입하는 문제를 보지 않고, 진료의사를 두는 것도 아닌 연구직 채용에도 편협한 직역이기주의로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에 멈추지 않는다. 국립암센터의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복지부 관계자는 "국립암센터에 한방진료과를 둘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가 암관리사업에서 한의학을 도입해 적극적으로 암치료사업을 펼쳐야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는 답변이었다.
 


◆6만3천개 병원 중 암협진병원 3곳=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암진료 장점이 나름 있음에도 따로 진료가 진행되어 암환자들은 '요행 속에서' 자신의 치료방법을 찾아 다녀야 하는 불편하고 비민주적인 의료환경 탓에 고통스런 날들을 보내고 있다.
복지부와 한의협에 따르면 2012년 의료기관수는 6만2853곳이다. 이중 146곳에서 양방, 한방진료를 동시 개설하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협진이 이뤄지는 곳은 보기 힘들다. 특히 암을 양한방협진으로 치료하거나 접목을 시도하는 곳은 강동경희대한방병원, 대전대동서암센터, 광혜원한방병원 정도이다.
대전대 동서암센터 유희승 교수는 "수천년동안 질병치료를 하면서 얻어진 전통의학의 치료기술, 약용식물 이용 지식, 침구 시술을 우리나라의 지적재산으로 삼아 환자의 고통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한방암진료의 장점을 네가지 꼽았다. 첫째,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로 인해 발생하는 메쓰거움, 구토, 손발저림, 혈구수치 저하, 피로 등을 줄여주고, 면역력을 높여 준다. 그 결과 기력 손실을 막아 지속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해줘 치료율을 높여 준다. 둘째,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가 끝난 후 전이재발을 막아줘 생존기간을 늘려준다. 셋째, 말기암의 증상완화를 도와 환자의 생활을 개선시켜 줄 수 있는 점 등이다.
그는 "최근 표적암치료제와 한방암치료를 같이 사용할 경우 말기 폐선암 환자의 생존율을 1년 생존율을 94%, 2년 생존율을 78%까지 효과를 높일 수있다는 연구가 나왔다"며 한방암진료의 협진 사례로 들었다.
한의협 김태호 이사는 "정부는 암질환에 대한 양한방협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국립암센터에 한방진료과를 설치·한의사 채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민건강을 돌보는 관리자의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내일신문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