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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의림 3월호 "유방암에 대해"

서울 등록2008-02-01 조회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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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예로부터 많은 시인들이 유방에 대해 예찬하였다. 키츠는 “내 아름다운 사랑의 성숙한 유방을 베게삼아 그 부드러운 율동을 영원히 느끼고 싶다”고 하였고, 보들레르는 “나 그대 젖가슴 그늘에서 편안한 잠을 즐기기도 하였으리 평화로운 마음 산기슭에서 고이 잠들 듯”이라 노래한 것을 보면 유방은 단순한 수유기관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2세기 그리스의 번창했던 도시 에베에서는 풍요를 상징하는 아르테미스 여신상이 발견되었는데 그 몸통에는 20개가 넘는 공모양의 조각(다산을 상징하는 여러 개의 유방)이 있었고, 여러 로마신 중 대표적 여신인 비너스는 풍만한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데 유추해보면 유방이 고대 신화에서부터 풍요로움과 다산을 상징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제우스가 헤라클레스에게 영생을 얻을 수 있는 여신 헤라의 젖을 빨게 했는데 너무 힘차게 빨아 젖이 우주에 흩어져 은하수(Milky way)를 만들었다는 신화 또한 젖의 풍요로움과 영원함을 상징하고 있다.

젖가슴에 대한 최고기록은 이집트의 3400년 전 파피루스에서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는 젖이 잘 나오게 하는 방법과 젖의 치료제로서의 사용, 그리고 젖이 땀의 변형이라는 얘기 등이 기재되어 있는데 실제로 젖샘은 땀샘이 변형된 기관이다. 서양에서는 유방의 발육에 대해 Tanner stage로 기간별 특징을 설명했으며, <黃帝內經>에서는 “女子 二七而天癸至, 任脈通, 太衝脈盛, … 五七, 陽明脈衰, 面始焦, 髮始墮, … 七七, 任脈虛, 太衝脈衰少, 天癸竭”이라 하여 여자의 일생 동안의 변화를 설명했고 이것이 여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인식했으니 동서양의 접근이 결국은 일맥상통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사람의 유방이 가슴에 두 개 달려있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같은 포유류인 소나 사슴은 유방이 4개이고, 말이나 염소는 2개가 하복부와 허벅지에 있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반드시 그것만이 정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유방의 위치는 보통 수유의 편리성에 의해 결정되므로 현재 가슴부위로 결정되었다는게 정설이지만 일부에서는 성기의 의미를 확대하여 동물들은 암컷의 음부가 뒤로 노출되지만. 직립인간은 노출되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유방이 성적인 매력을 풍부하게 나타내기 위해 노출이 되는 가슴에서 발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동양에서 유방은 수유를 위한 기관의 의미가 중시되고 서양에서는 성기로의 의미가 중시되므로 남성에게 벗은 몸을 들켰을 때 서양여성은 가슴을 먼저 가리고 동양여성은 음부를 먼저 가린다. 유방의 크기는 시시각각 변하는데 보통 아침기상시, 식사 후, 성행위시 크기가 커지며 심장이 가까이 있는 왼쪽 유방이 오른쪽 유방보다 일반적으로 크다. 우리가 암내라고 말하는 냄새는 아포크린 한선에서 분비되며 이는 동물의 페로몬과 같은 기능을 하는데 대부분 항문, 생식기, 유두 등에 주로 분포되므로 유방을 성기라고 주장하는 하나의 근거가 된다.

유방은 평균 직경 12cm의 90%는 지방, 10%는 젖을 분비하는 유선과 결합조직, 평활근으로 구성된 모세혈관에서 원료를 받아 유즙을 만드는 기관이다. 한의학에서 多氣多血한 陽明經에 속한다고 한 것은 바로 풍성한 지방으로 이루어져 영양이 풍부한 유즙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유두위치는 중앙에서 직각. 쇄골 중간점과 양쪽 젖꽂지의 연결선이 정삼각형인 것이 이상형의 모습이며 크기는 가슴둘레가 본인 키×0.515, 높이는 7-10cm이 이상이라고 하니 이를 수치적으로 계산해보면 키 165cm인 여자의 경우 약 85cm의 가슴둘레에 9cm의 높이를 가진 봉긋한 유방이 가장 아름다운 유방이라 할 수 있다.

브래지어의 역사는 기원전 79년 화산 폭발로 멸망한 폼페이에서 시작되며, 1907년 미국의 보그(Vogue)지에 처음으로 그 용어가 등장했는데, 1921년 프랑스 파리의 양장점 주인이었던 마담 카돌이 현대적인 브래지어를 최초로 디자인 하였으며 대중화된 것은 불과 1950년대 이후부터이다. 1959년 “뜨거운 것이 좋아”라는 영화에서 마릴린 먼로는 풍만한 유방으로 섹스어필을 하며 성을 상품화 하였다. 최근 여성운동가들에 의해 여성해방운동의 일환으로 브래지어 착용 안하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건강이라는 측면에서만 살펴본다면 너무 커서 생활에 불편하지만 않다면 구지 꽉 죄는 브래지어를 착용 안하는 것이 유방질병의 예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유방은 평상시 약 20개의 엽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매우 잘 발달된 관구조로 구성되는데 젖꼭지를 風(흐름)을 주관하는 厥陰經에 속한다고 본 것은 이러한 원리이며 이는 미세관구조로 이루어진 간(厥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유관의 말단조직인 종말세관유소엽단위(TDLU: Terminal duct lobular unit)는 유방암이 빈발하는 부분인데 유관(duct)에 생기는 암을 유관상피암(ductal calcinoma)이라 하고 소엽(lobule)에 생기는 암을 소엽상피암(lobular carcinoma)라고 한다. 또 유관의 기저막을 통과하면 침윤성암이라 하고 기저막을 통과하기 전의 상태는 상피내암이라 한다. 우리가 유방암 0기나 초기라고 진단받아 수술 후 항암제가 필요없다고 하는 단계가 바로 상피내암의 단계이다.

우유는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분비가 촉진되며 수유기간 중 이 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현저히 많이 분비된다. 이는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억제하므로 수유기간 내에는 생리를 하지 않는다. 모유수유를 안한 엄마들은 유관이 비후되었다가 분비되지(疏泄) 못하고 울체된 상태로 남아있는데다가 동시에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분비량이 많아지게 되어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수유 절정시 산모는 1.5ℓ의 모유를 생산해 내는데 모유는 글로불린 등 많은 면역물질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의 감염을 예방해 주고, 유당인 락토오스가 우유보다 50% 이상 많이 들어있어 뇌로의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두뇌발달을 촉진시키며, 자궁을 빨리 수축시키고 유방암의 발생을 낮추어주는 등 산모의 건강회복에 도움을 주는 장점을 가진다

한의학에서는 “男子以腎爲重 婦人以乳爲重 上下不同而性命之根一也”라 하여 남성의 성기와 여성의 유방이 근본적으로 하나이며 유방의 대부분의 병은 怒火, 房勞過度 등으로 인해 脾氣消沮, 肝氣橫逆함으로 발생한다고 인식하였다. 따라서 약물치료 뿐만 아니라 “淸心靜養”시켜주는 정신양생법이 매우 중요한 치료법임을 강조하였다. 유방암은 기저막을 침범하지 않은 비침윤암이 약 10%, 침범한 침윤암이 약 80-85%를 차지한다. 그 원인으로는 주로 유전적인 원인, 즉 BRCA1 유전자 등의 발현에 의한 암 발생 확률을 가장 높게 보고, 기타 에스트로겐 호르몬, 잘못된 식이습관, 비만, 스트레스 등을 원인인자로 보고 있다. <外科三字經>에서는 과부, 성격이 어그러진 사람, 독신녀, 고아, 정숙하지 못한 사람, 질투가 심한 사람에게 유방암이 잘 발생한다고 했는데 다음 유방암 발생의 위험인자와 고위험군 표를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위험인자
고위험군
연령 40세 이후
사회적 경제적 위치 고 소득층
출산력 없음
첫 임신 연령 30세 이후
초경 연령 빠름
폐경 연령 늦음
폐경 후 체중증가
가족력 직계(어머니, 자매, 딸 등)에 유방암 있음
식생활 습관 고지방, 고단백 식이 수유 안 함
 
<壽世保元>에서는 유방암의 증상에 대해 “부인의 유방암은 처음에는 바둑알 크기만 한 아프지도 않고 가렵지도 않은 멍울이 있다가 5~7년이 지나서야 종창이 되는데 종창이 되면 바위 구멍 혹은 사람 입술 모양같이 되면서 붉은 색의 분비물이 흘러나오고 고름이 가슴과 옆구리 쪽으로 흐르게 되고 통증이 온다.”고 했으며 이는 현대의학에서 인식하고 있는 다음 증상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젖꽂지에서 분비물이 나온다
  • 젖꽂지가 안으로 함몰된다
  • 젖꼭지가 헐고 반복되는 습진이 생긴다
  • 한쪽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커진다
  • 피부색깔이 변하거나 피부가 두꺼워진다
유방암의 진단은 유방의 진찰, 유방 X선 촬영(mammography), 유방초음파, CT, 세침흡인세포검사(조직생검)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조기진단의 경우에는 수술을 원칙으로 하며 침윤암일 경우는 항암제 및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실시한다. 수술에는 부분절제 및 근치술 등이 있으며 림프절을 제거한 후에는 림프순환 장애에 의한 상지부종 등이 후유증으로 문제가 된다. 부종이 심한 경우 침치료를 시술을 하면 자칫 감염에 의한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환부 자침을 피해야 한다. 림프부종에 대해서는 桑枝, 桂枝, 木通, 王不留行 등 상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부종을 없애주는 약물을 위주로 처방하며 동시에 공기압 안마 등 림프순환을 도와주는 물리치료를 시행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너무 심한 염증과 부종이 있어 통증이 심해 손을 대기 힘든 경우에는 오일 맛사지를 시행한다.
항암제는 CMF 등 다제병용요법 및 최근 주목나무에서 추출한 택솔(Taxol) 등을 사용하며 치료 후에도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있는 경우라면 항에스트로겐 치료(타목시펜(Tanoxifen), 노바덱스(Norvadex) 등)를 시행한다. 이런 치료를 시행하는 환자들은 무월경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대립되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상태이다. 한의학적 입장으로만 본다면 疏肝解鬱을 억제하므로 그다지 좋은 영향을 못미칠 것이라고 짐작할 수도 있다.

한의학적으로 유방암은 "乳石癰", "乳岩", "妬乳" 등으로 인식되어졌으며 주로 肝氣鬱滯,鬱結傷脾 등 七情損傷이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았다. <醫宗金鑑>에서 그 병기별 치료법에 대해 “초기에는 속히 灸法을 외용하고 養血하는 약을 복용하여 내부로부터의 공격을 피해야 한다. 만약 환자가 마음을 맑게 하고 근심을 씻어내고 靜養調理하면 치료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마땅히 神效蔞散을 복용하고, 다음으로는 淸肝解鬱湯이 마땅하고 외용으로는 季芝魚膏를 붙이면 가히 그 核이 없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반복해도 효과가 없는 자는 종창의 병세가 이미 이루어진 것이니 克伐하는 峻劑를 지나치게 활용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다. 胃氣가 손상되었으면 香貝養營湯을 사용한다. 혹 心煩不寐한 경우에는 歸脾湯을 복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조열 오한이 있는 자는 消遙散을 복용하는 것이 마땅하며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병증별로 변증시치하면 肝氣鬱結證, 衝任失調證, 毒熱蘊結證, 氣血兩虧 毒邪內陷證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항암본초로는 蒲公英, 半枝蓮, 山慈姑, 穿山甲, 天門冬, 天花粉, 貝母, 王不留行 등을 들 수 있다. 북경광안문병원의 유방암 명의인 王桂綿은 肝氣鬱結證에 柴胡疎肝散加減과 氣血兩虧, 毒邪內陷證에 生脈散加減을 애용했는데 그 처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호소간산가감 : 시호 2g, 당귀, 적작약 3g, 하고초, 패모, 울금, 천련자 4g, 반지련 5g, 산자고 4g, 용골, 모려 5g, 조각자 3g, 황기 10g, 천궁, 천화분 4g, 산사, 신곡, 맥아 3g 생맥산가감 : 사삼 5g, 천문동, 맥문동, 오미자 3g, 초백출, 토복령 5g, 황기 10g, 왕불류행, 산자고, 조각자 3g, 구기자 10g, 용골, 모려 5g, 맥아 10g, 계내금 10g, 감초 5g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동서암센터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0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방치료를 실시한 결과 Ⅳ기 유방암 환자의 2년 이내 생존율은 23.5%, 2년 초과 생존율은 76.5%로 나타나 한방치료를 통한 말기암의 생존률 연장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 또 약침제제를 사용해 골전이가 동반된 말기 유방암환자 8례에 대한 면역증진, 통증완화 및 삶의 질 개선효과를 보고하기도 하였다.

2004년 11월 17일부터 19일 사이에 미국 뉴욕에서는 제 1차 통합의학 암학회(SIO, Society for Integrative Medicine)가 열렸는데 필자는 본원에서 사용중인 항암단의 26례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신생혈관형성인자(VEGF, bFGF) 억제효과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유방암에는 疏肝理氣, 行氣解鬱을 위주로 하면서 항암효과가 있는 약물을 가미해서 처방을 해야 한다. 조기 유방암에 대한 한방단독치료, 유방절제술 후 림프부종 등 합병증 관리, 항암제 부작용 감소, 항에스트로겐제제의 대체약물개발, 전이 및 재발방지, 골전이에 의한 통증관리 등에 대해 한방치료를 응용한다면 유방암 환자의 치료율의 호전 및 삶의 질의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바이다.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교수
한의학박사 유화승
 
프로필
-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한의학박사)
- 대전대학교부속 한방병원 전문수련의과정 수료(한방내과전문의)
- 중국 중의연구원 산하 북경 광안문병원 종양과 연수
- 중국 상해중의약대학 부속 용화병원 종양과 연수
- 국립암센터(NCC) 생명과학최고연구자과정 이수
- 현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동서암센터 교수
-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암한의학회 학술이사
-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침학회 학술위원
Tel) 042-470-9132(대전대학교 부속 둔산 한방병원 7내과 외래)
동서암센터 홈페이지 : www.ewc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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