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암치료 효과 위해 통합치료 필요"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 아닌가요? 치료 효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현대의학적 치료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 <미국으로 간 허준>이라는 책으로 주목을 받았던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유화승 병원장은 통합암치료의 신봉자다. 그는 한의사이지만 현대의학적 표준치료(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암 치료의 기본으로 받아들인다. 표준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이 높아지도록 침과 같은 한의학적 치료, 명상 등을 통한 심신 치료, 식이요법 등 보완치료법을 병행하자는 게 통합암치료의 기본 개념이다.

유화승 대전대서울한방병원 병원장은 20여년간 통합암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 연구와 교육 활동도 활발한데, 치료 근거가 확립된 통합암치료가 그의 기본 전제다.
유화승 대전대서울한방병원 병원장은 20여년간 통합암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 연구와 교육 활동도 활발한데, 치료 근거가 확립된 통합암치료가 그의 기본 전제다.

유 병원장은 한의대 본과 2학년 때부터 암 치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후 20여 년간 통합암치료에 집중했다. ‘환자 중심의 암 치료’를 강조하는 그는 2012년 미국 3대 암센터로 꼽히는 휴스턴 엠디앤더슨 암센터에서 1년간 방문교수로 연수하면서 ‘한국형 통합암치료’의 개념을 세웠다. 특별히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은 한의학의 3대 치료법인 침, 뜸, 한약을 환자 맞춤형으로 현대화(전자침, 고주파온열치료, 인삼 추출물 경혈 주사 등) 하고 관련 제품을 모두 국산으로 쓰자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형 통합암치료' 주장...국제학술지 논문 100편 이상

유화승 병원장은 임상연구와 교육을 중시한다. 특히 임상연구는 암 표준치료를 하는 대학병원과 함께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2004년 미국 통합암학회에 참가하고 한국에서 국제통합암학회 개최를 주도했으며, 통합암치료의 공동연구를 위해 2015년 대한통합암학회를 만들었다. 서울성모병원, 고신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2007년 미국국립암연구소가 진행하는 최상증례시리즈 프로그램에 한의학을 활용한 암치료 증례를 제출, 4가지를 인정받았다. 유 병원장이 지금까지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 100편이 넘는다. 지난 5월에는 국제학술지인 ‘통합종양학회지’에 전자침술이 유방암 환자의 항암치료 부작용인 말초신경병증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충남대 의대와 공동연구)를 발표하였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영국 캠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와 ‘마르퀴즈 후즈 후’에 이름이 올라 있다.

그가 지난해 9월 병원장에 취임한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은 통합암치료를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고주파온열치료실, 뜸실, 족욕실, 요가명상실이 따로 마련돼 있고 요가 클래스, 웃음치료, 병원장과 환자와의 대화 시간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유화승 대전대 서울한방병원 병원장은 한의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3대 암센터인 엠디앤더슨에서 방문교수 자격으로 통합암치료 연수를 한 뒤 <미국으로 간 허준>을 썼다. 그 밖에도 <한국형 통합암치료> 등 통합치료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침, 명상, 식이요법, 고주파온열치료 등 환자에 도움 돼"

- 통합암치료의 개념이 여전히 어렵습니다.

"2017년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국제통합암학회에서 ‘통합암치료는 다양한 패턴의 심신치유, 천연물, 생활습관 교정 등을 통해 통상적인 암 치료와 함께하는 환자중심적이고 근거에 기반한 암 관리분야’라고 정의했습니다. 덧붙이자면 통합암치료는 암치료의 성적을 높이고, 암환자 삶의 질 관리를 해주고, 현대의학의 공격적 암치료의 부작용을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한의사 입장에서 보면 한약, 침, 뜸 같은 전통적 치료법을 현대화하고 명상, 음악, 운동 등 근거가 있는 치료법을 모두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현대의학의 틀에서 봤을 때 안전성과 유효성이 인정돼야 할 것입니다.”

암환자에게 통합암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뭡니까?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는 현재 가장 효과적인 암치료법이지만 완벽하게 암을 제압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부작용도 생기고 환자 삶의 질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병원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여야 하는데, 침과 같은 한방 치료, 명상-요가와 같은 심신 치료, 식이요법, 인삼에서 추출한 Rg3 약침, 렉틴 약침(미슬토 성분), 자닥신 등을 통한 면역치료를 병행하면 환자에겐 큰 도움이 되는 거죠.”

- 2012년 방문교수로 1년간 연수했던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의 통합암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수술, 항암치료 같은 표준 암치료를 하면서도 침 치료, 태극권, 요가, 아로마테라피, 명상, 웃음치료, 예술치료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매년 몇 차례씩 통합의학센터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표준암치료를 하는 의사들에게 침술을 교육하고 명상, 운동, 마사지 등 근거가 있는 치료법을 강의한다. 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침을 권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통합암치료, 근거가 있어야 불신 사라져...대학병원과 공동연구"

통합암치료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만.

"통합암치료의 범위에 포함되는 보완요법, 대체요법, 한방치료에 대한 불신,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걸 뛰어 넘기 위해 통합의학적인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것은 하지 말자는 게 제 입장입니다. 어떤 치료법을 주장할 경우 위험이 없다는 근거,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제시해야 합니다. 학회 발표나 학술지 논문 게재를 통해 리뷰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전자 침, 고주파온열치료, 옻나무추출물(건칠정) 등의 치료 효과에 관한 임상 연구를 현대의학적 암치료를 하는 대학병원과 함께 했습니다.  암 치료약 개발, 암 진단 키트 개발 등의 국책 과제도 서울성모병원 등 7개 병원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병원장님이 암환자들에게 권하는 생활 수칙이 있겠지요.

"탄수화물은 통곡식(현미, 통밀 등)으로 섭취하고,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으라고 합니다. 단백질은 가급적 식물성(콩, 현미 등)으로 섭취하고, 필수 지방산은 깊은 바다의 생선, 올리브, 아보카도, 견과류(호두, 아몬드, 잣)를 통해 보충하는 게 좋습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과 숙면, 스트레스 줄이기도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저작권자 © 캔서앤서(cancer answ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