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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씹는 맛 대리만족[버섯]단백질 공급·암 억제

서울 등록2006-04-17 조회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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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은 ‘숲의 고기’다.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버섯은 단백질 함유량이 2%로 높은 편. 인구 2300여만명 중 채식주의자가 20%를 넘는 대만(臺灣)은 유난히 채식요리가 발달했다. 오는 31일까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호경전에서 대만 채식요리를 선보이는 요리사 츄핑싱(邱平興·59)씨는 “버섯은 채식주의자들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라고 말했다.

“채소만 먹다보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 못하는 경우가 생겨요. 버섯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또 채식으로 바꾼지 얼마 안된 사람들은 고기가 그리울 때가 많아요. 버섯을 간장에 조리면 고기 맛과 질감을 낼 수 있어요. 대리만족을 주는거죠. 버섯 자체가 맛있기도 합니다만.”


▲ 버섯, 왜 좋나

단백질 뿐 아니다. 비타민 B와 D의 모체인 에르고스테린이 풍부하다. 버섯 특유의 감칠맛을 내는 구아닐산 성분은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고혈압, 심장병 환자에게 좋다. 식이섬유도 많다. 항암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버섯이 함유한 ‘베타글루칸’이라는 다당류가 암 발생을 억제한다고 알려졌다. 일본 가나자와대학 이케가와 교수 연구팀이 쥐에게 나도팽나무버섯을 섞은 먹이를 준 뒤 발암제를 주사했다. 76주 후, 일반 먹이를 먹인 쥐 36마리 중 21마리에서 암이 발생했다. 나도팽나무버섯을 먹은 쥐 36마리 중에서는 3마리에서만 암이 발견됐다.


▲ 식용버섯, 어떤 게 있나

버섯은 전세계적으로 2만여 종이 존재하며, 한국에는 2000여종이 자생한다고 알려졌다. 표고·양송이·목이·송이·팽이·느타리 등 식용버섯도 수백 종이 넘는다.

송이는 한국과 일본에서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버섯일 것이다. 남성의 생식기를 닮은 모양에 소나무 향이 신선한 가을 별미다. 얇게 저며 숯불에 슬쩍 구워야 향을 최고로 즐길 수 있다. 강원도 양양, 경북 안동·영주, 충북 단양 등이 주산지. 가격이 워낙 비싸서 ‘송이 자라는 지점은 아버지가 아들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송로버섯에 비하면 송이는 그래도 저렴한 편이다. 영어 이름인 ‘트러플’(truffle) 또는 프랑스어 ‘트뤼프’(truffe)로 더 잘 알려진 송로버섯은 캐비아, 푸아그라와 함께 서양 3대 별미로 꼽힌다. 감자처럼 생긴 송로버섯은 검은색보다 흰색이 더 비싸다. 그리고 크기가 클수록 더 값이 나간다. 송로버섯의 핵심은 성적 흥분효과가 있다는 페로몬 비슷한 향인데, 흰색이 그리고 클수록 향이 짙다. 작년 런던 경매시장에서 1.2㎏짜리 흰 송로버섯이 11만2000달러(약 1억1200만원)에 팔렸다.

귀한 식용버섯으로는 ‘원숭이 골 버섯’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어로는 후두고(?頭?)라고 한다. 부드럽고 짧은 털이 촘촘하게 난 동그스름한 모양이 원숭이 골처럼 보인다. 씹으면 쫄깃한 고기 같다. 중국 길림성 흑룡강 일대에서 난다. 새가 나무에 싼 똥에서 자라난다. 자연산은 1㎏ 당 1억원을 호가한다. 식당에서는 양식을 사용한다.


▲ 약용버섯, 어떤 효능 가졌나

동양에서는 버섯을 약으로도 사용해왔다. 영지(靈芝)버섯은 십장생(十長生) 중 하나로 꼽을만큼 귀하게 대접했다. 한방에서는 영지가 강장, 이뇨, 해독, 항균, 면역, 진통, 신경쇠약, 불면증, 간염, 혈압강하 등에 효과가 있다고 본다. 현대 과학으로 분석해도 칼륨, 마그네슘, 인, 칼슘, 나트륨 불포화지방산 함유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 증식도 억제한다고 보고 있다.

동충하초(冬蟲夏草)는 누에 등 곤충이 겨울철 땅 속에 있을 때 버섯 균사가 침입, 봄 동안 번식했다가 여름에 곤충 껍질을 뚫고 나온 막대 모양 버섯이다. 신장 기운이 허약해져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있고, 하체가 약하며, 남성 성기능 장애에 효과가 있다. 무와 함께 먹으면 성분이 중화되므로 좋지 않다.

상황버섯은 한방에서 상이(桑耳)라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평이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정신이 좋아지게 하고 음식을 잘 먹게 하며,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한다. 향이 아주 좋고 맛있다”고 했다.

아가리쿠스(agaricus)는 항암효과가 특히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각광받고 있다. 고(故)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암 치료를 위해 먹었다고 한다. 브라질에서 발견된 야생버섯.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암세포와 같은 이물질 세포를 공격하는 힘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 버섯 영양 고스란히 지키는 요리법

버섯을 요리할 때는 가볍게 양념해야 특유의 향이 산다. 항암효과가 있는 버섯 다당류는 수용성, 즉 물에 녹는다. 따라서 버섯 불린 물이나 조림 국물도 버리지 말고 사용한다. 생표고는 20~30분만 햇볕을 쬐도 비타민D 함유량이 훨씬 늘어난다. 츄핑싱씨는 “버섯을 잘 우린 국물은 닭육수보다 더 단맛이 난다”며 “말린 버섯을 곱게 갈아 조미료로 사용해도 좋다”고 했다. [출처:한글동의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