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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담배, 암원인 확실. 무조건 끊으세요

서울 등록2004-11-17 조회3,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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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암 원인 확실…무조건 끊으세요

-직장인 A씨: "담배 한 대 피우러 가자.”

-직장인 B씨: "폐에 안 좋은데….”

-직장인 A씨: "아직 몰라? 담배와 폐암은 관계가 없잖아.”
 
-직장인 B씨: "무슨 소리야?”

-직장인 A씨: "서울의대 교수들이 법원에 그런 내용의 감정서를 냈어.”

-직장인 B씨: "그래. 그렇다면 한 대 피우러 가자.”


서울의대 감정팀이 "담배소송을 제기한 폐암 환자들의 흡연과 폐암 사이에 구 체적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감정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언 론 보도 이후 직장에서 이 같은 광경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문제는 A씨가 감 정서를 완전히 잘못 해석했다는 것. 감정서는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라는 것 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 왜 혼란스럽나=감정팀은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라고 밝히면서도 왜 "원고 (폐암 환자)들의 흡연과 폐암 사이에 구체적 인과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는 헷갈리는 결론을 내렸을까.
 
그것은 폐암의 원인을 찾는 연구 방법론의 특성과 한계 때문이다.

현대 의학은 "폐암의 원인이 흡연"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역학조사라고 부르는 통계기법을 사용한다.

역학조사는 담배를 피우는 집단(흡연군)과 피우지 않은 집단(비흡연군)을 장기 간 추적해 두 집단의 폐암 발생률 차이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흡연군의 폐암 발생률이 비흡연군보다 현저하게 높다면 "폐암의 원인이 흡연"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문제는 역학조사에서 나오는 결론은 "연구 대상이 된 전체 집단에 속한 평균적 인 폐암 위험도를 뜻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 집단에 속하는 특정 개인이 폐 암에 걸릴 확률을 논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흡연은 폐암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특정인이 흡연 때문에 폐암에 걸렸다고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물 론 누군가가 폐암에 걸렸다면 흡연 때문일 가능성은 무척 높다.

이 같은 역학조사의 성격 때문에 감정팀은 "원고들의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 관계를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 흡연은 폐암 원인 확실=그렇다면 역학조사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동물 실험이나 인체실험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실험동물은 사람과 대사과정이 달라 결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고 인체실험은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감정팀은 가장 신빙성 있는 조사방법으로 역학조사의 일종인 코호트 연구를 들 고 있다. 코호트 연구는 자의에 의해 발암물질에 스스로 노출된 사람(흡연자) 들을 모아 오랜 기간 추적함으로써 발암물질 노출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감정서에 따르면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8개의 코호트 연구는 "흡 연이 폐암의 원인"임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코호트 연구 가운데 돌(Doll) 등이 영국인 남성 의사 3만4339명 가운데 1951년 부터 2001년까지 50년 동안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 105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과거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은 폐암 위험도가 4배, 지속적인 흡 연자는 무려 14.6배나 높았다.

돌의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고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추적 관찰 한 결과로 인정받고 있다. 감정팀은 "1950년대 대규모 역학연구 결과 이래 흡 연과 폐암의 인과적 연관성은 여러 학자들 사이에서 명백한 사실로 인정되고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또 감정팀은 "확실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하루 흡연량과 폐암 위험은 비례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루 1갑 이상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위험도가 2 0배 이상 증가하며 흡연 시작 연령이 빠를수록 폐암 사망이 증가한다.

감정팀은 간접흡연의 위험성도 지적하고 있다. 일련의 보고서에서 여성 간접흡 연은 폐암 위험을 30% 증가시키는 것으로 인정됐다는 것이다. 감정팀은 "흡연 과 폐암의 관련성을 보고한 환자ㆍ대조군 연구만 50개가 넘으며 서로 다른 대 상을 연구했는 데도 같은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2004-11-12 17:56